한국 가톨릭교회의 시작이자 민주화의 성지와도 같은 곳인 명동성당. TV, 영화 속에서 익숙하게 봐왔던 고전적인 내부 모습이 특징이다. 아 물론 길이 69m, 폭 28m에 동판으로 되어 있는 웅장한 지붕, 45m에 달하는 종탑의 높이까지. 마치 외국의 건축물을 보는듯한 아름다운 외부 모습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 최초의 고딕양식 건축물이자 사적 제 258호로 지정된 명동성당은 115년이란 기나긴 시간의 터널을 한국 사회와 함께 지나온 역사의 상징이다.
내부는 십자형 평면에 공중 회랑과 높은 창, 무지개 형상의 궁륭 천장으로 되어 있는데, 들어선 순간 거룩함과 경건함, 묘한 신비로움에 압도되는 듯하다. 한데 고딕양식이라 하면 석조로 건물 외벽을 지어 올려야 하는데 붉은 벽돌과 회색 벽돌을 단정히 쌓아 올린 것이 특징이다. 이것은 고딕양식의 장식을 제외한 구조적 요소만 차용했기 때문이라고. 빨강과 회색이 요소요소에 배치되어 아름다운 색감의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 굉장히 아름답고 우아하다.
마지막 남은 명동성당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제단 아래쪽에 있는 지하 성당. 이곳에는 19세기 천주교박해로 희생당한 성인 유해 5위와 일반 순교자 유해 4위를 봉안하고 있다. 이들의 성스러운 피가 성당 전체를 떠받치고 있는 셈이다.
Jack's Tip.
이곳에서 점심시간에만 들을 수 있는 피아노와 오르간 연주를 놓치지 말자. 당신이 직장인이나 대학생이라면 점심 도시락이나 간단한 샌드위치를 싸들고 성당 뒤편 성모동산의 벤치로 향하는 것도 좋다. 마치 영화 한 편 찍는 듯 센치해질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