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양리 해안도로 초입에 ‘암소한마당’으로 안내하는 커다란 입간판이 보인다. 안으로 들어서니 대형 축사와 함께 커다란 마당을 끼고 있는 풍채 좋은 식당이 보인다. 넓은 축사에는 암소 100여 마리 정도가 좋은 환경에서 사육되고 있었다. 직접 잡은 소를 바로 식당으로 공급해 장사를 하는 방식. 마침 식당에 간 날이 소를 잡는 날이었다면 생간도 서비스로 받을 수 있는, 그런 소소한 이벤트가 가능한 곳이다.
고기는 갈비살, 꽃등심, 살치살 등 부위 별로 주문할 수 있고 이 모든 부위를 살뜰하게 모은 구성이 한우스페셜이다. 맛 좋은 부위만 엄선해서 모듬으로 낸 것이라 가격대는 좀 있는 편이다. 홀은 모두 좌식으로 되어 있고, 일정 단위로 나눈 개별 홀과 예약손님을 전문으로 받는 독립된 홀로 구성되어 있어 소음이 크게 섞일 일이 없어 좋다. 고깃집 특유의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꺼려하는 사람에게도 부담스럽지 않은 자리가 될 듯하다.
고기 맛은 아주 좋다. 갓 잡은 소를 선도가 가장 좋을 때에 판매하기 때문에, 고기 때깔부터가 남다르다. 아주 맑은 선홍 빛을 띄고 있으며, 부위에 따라 군데군데 마블링이 적거나 많기도 하다. 모든 부위가 일정하게 마블링이 많다면 소의 사육 과정을 의심해봐야 한다는 것은 기본 상식! 소는 건초더미를 먹고 자연발생적으로 자라야 하는 초식동물인데, 마블링을 위해 부러 살을 찌우려고 안간힘을 썼을 테니 말이다.
제법 두툼한 고기의 육질은 씹을수록 부드럽고 쫄깃하다. 그 안에 가두어진 육즙이 쭉, 입안을 채워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