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에 세계적 관광지로 유명한 츠키지어시장이 있다면, 한국에는 부산공동어시장이 있다. 츠키지 못지않은 엄청난 거래량과 다양한 해산물, 군데군데 숨은 맛집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한 해 동안 약 2조 원어치의 거래량을 기록한 부산공동어시장은 우리나라에서 어선으로 잡는 생선의 30%가 거래되고 있는 대규모 어시장이다. 1963년에 처음 건물을 올리고, 어언 5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시설과 경매방식 모두 예전‘바닥경매’와 똑같다. 시설과 시스템 현대화에 대한 논의가 있지만, 잭은 이 전통방식이 바뀌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멘트 바닥에 쭉 깔아놓고 경매사의 등장과 함께 경매장의 공기가 긴장으로 한껏 달아오르는 모습이야말로 진정한‘날 것’그대로의 생생함일 테니.
경매가 일단락되고 낙찰 받은 생선들이, 아주머니들의 일사불란한 작업과 함께 흩어지는 모습이 재밌다. 한 배에서 난 자식들의 운명이 제각각이듯, 같은 그물에서 잡힌 생선의 운명 또한 씨알이 큰 놈과 작은 놈의 명암이 갈린다. 마르고 덩치가 작은 놈들은 삽질로 트럭에 닥치는 대로 실리지만 덩치 좋고 실한 놈들은 스티로폼 박스에 가지런히 담기는 영광을 차지한다.
흔히 어시장은 하루를 가장 먼저 열고, 상인들의 절박함과 시간의 긴박함으로 늘 바쁜 곳이라 한다. 삶이 따분하다거나 슬럼프 때문에 괴롭고 인생이 지루하거든, 이곳에 가보는 걸 추천한다.
Jack's Tip.
어시장 왼쪽에 있는 구내식당 고등어구이와 조림 한 번 맛보자. 배에서 바로 내린 물건을 가져다 쓰기 때문에, 신선도는 말할 것도 없고 맛 또한 기똥차다. 노태우, 김영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신 집으로도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