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원조뒷고기

주소
부산광역시 금정구 장전2동 424-9
오시는길
부산대역 3번출구에서 부산지방법원 금정등기소 방면으로 500m 거리
한줄정보
영업시간 정오~자정 / 예산 7천원 / 대표메뉴 뒷고기 / 주차장 無 / 명절 휴무
상세설명
드디어 엄청난 강적을 만났다. 지금까지 다녀본 부산대 인근 맛집 중 가장 강력한 웨이팅을 경험했다. 연식이 몇 십 년은 되어 보이는 비루한 외관에 한 차례 실망하며 들어섰는데 내부는 구석구석 틈 하나 없이 사람들로 꽉 차올랐다. 나중에 들리는 후문으로는 저녁시간대 이 집은 초만원, ‘불금(불타는 금요일)’ 저녁에는 초초만원, 부산대 학생들 시험기간 말미 저녁에는 예술의 경지에 이르는 웨이팅을 볼 수 있다고.

대체 어떤 집이기에... 착석하며 메뉴판을 흘깃, 스캔했는데 글쎄 가격이 심하게 착하다. 메뉴 자체가 그리 다양하진 않지만 3천원이 넘는 음식이 없었다. 뒷고기를 파는 집이라지만, 그래도 국산 돼지고기를 이 가격에 만날 수 있다는 자체가 축복인 거였다. 몰려드는 러쉬의 첫 번째 원인은 가난한 대학생들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맘씨 좋은 가격대.

두 번째 원인은 단연코 ‘맛’이다. 가격이 아무리 싸다고 해도 맛이 떨어지면 그 집은 오래가지 못한다. 반짝 흥행, 하고 쥐도 새도 모르게 간판을 내려야 했을 터. 이 집이 몇 십 년을 너끈하게 같은 자리에서 버텨올 수 있었던 것은 변하지 않는 맛 때문이었다. 그럼, 대체 그 변하지 않는 맛이란 무엇일까.

여기서 잠깐 짚고 넘어갈 포인트. 뒷고기는 어떤 고기를 말하는 걸까. 뒷고기의 유래에는 두 가지 설화가 존재한다. 첫째는 돼지를 잡고 난 후 상품으로 나가는 부위를 모두 손질하고 남은 부속고기를 뜻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돼지를 잡은 사람들이 ‘특히 맛있는’ 부위를 빼돌린 고기라는 뜻이다. 둘째는 감성적인 부분이 짙고, 첫째 설화가 가장 유력하다.

대부분의 뒷고기 집에서는 돼지 엉덩이와 머리 부위 살을 주로 쓴다. 여러 부위가 섞이다 보니, 어떤 부위에 이르러서는 육질이 상당히 질기고 뻣뻣한 고기가 종종 씹히는데 이집은 육질이 고른 편이다. 큰 기복 없이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을 지녔다고 할까. 또 갓 도축한 돼지를 쓰기 때문에 고기의 선도가 항상 좋은 편이다. 그래서 불판에 고기를 구우면 고소한 향이 진동한다.

이 집의 인기 비결 마지막 원인은 바로, 양념장이다. 고기를 쌈해먹는 파채와 묵은지, 콩나물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다진 땡초(청양고추)와 간장의 조합은 가히 최고의 맛이 아닐까 싶다. 노릇하게 구워진 고기를 이 간장에 찍어 먹으면 궁극의 뒷고기 맛을 느껴볼 수 있다.

Jack's Note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