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나왔다. 북촌한옥마을의 명물, 북촌을 대표하는 한옥 부티크 호텔 ‘락고재’. 이곳 한옥마을을 이루는 대부분의 집들이 게스트하우스인데 반해 락고재는 정식적인 등록 절차를 마친 엄연한 한옥 호텔이다. 아마 단 한번도 북촌을 찾지 않은 사람이라도 락고재라는 이름만큼은 귀에 익을 테다.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다니엘 헤니가 묵었던 집으로 당시에 많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렇게 유명세를 타다가 최근에는 한류바람의 영향으로 외국인 투숙객이 늘었다고.
락고재, ‘옛것을 즐기는 집’이란 뜻의 이름을 정갈하게 써놓은 편액이 걸려있는 대문을 넘어서니 바람에 풀내음이 실려 온다. 한국식 연못과 정자를 갖춘 널찍한 안마당이 시원하게 펼쳐지는데, 한옥 특유의 고즈넉한 운치가 감돈다. 정자 옆으로는 노송 한 그루와 봄을 기다리는 홍매화나무가 한 폭의 동양화처럼 수려한 풍광을 자랑한다. 높다랗게 쌓인 담장 따라 쭉쭉 뻗어 올라간 푸른 대나무, 그리고 오래된 장독대까지 하나같이 따스한 풍경들이다.
객실은 안방과 건넌방, 별채, 정자방 등 4개로 구성되어 있다. 안방은 그 옛날 아녀자가 지냈던 그 느낌 그대로 따뜻하고 포근하다. 바닥에는 천연옥을 깔아 아랫목 뜨끈한 열기가 한 번 오르면 쉬이 가시질 않게 해뒀다. 대청마루를 끼고 안방과 마주보고 있는 건넌방은 옛 선비의 곧은 기품을 느낄 수 있도록 정갈하게 꾸며져 있다.
오후 무렵에는 한쪽 벽을 모두 차지하고 있는 탁 트인 유리창 너머로 운치 있는 안마당 풍경이 그림처럼 보이고, 해거름 무렵 뉘엿하게 내려앉은 푸근한 볕이 방 안쪽으로 오래 머물다 가곤 한다.
Jack's Tip.
락고재에서는 아침식사뿐만 아니라 저녁식사까지 총 두 끼 식사가 제공된다. 락고재 대표가 운영하는 한정식집인 ‘진사댁’에서 공수해온 싱싱한 제철 재료를 사용해 정성스레 밥상을 차려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