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플이 맛있다고 소문난 집이다. 엄연히 카페로 분류되었건만 간단한 브런치도 함께 취급하고 있어서 사실 정체성이 조금 모호하긴 하다만, 어쨌거나 어김없이 늘어진 긴 줄을 보며 이집도 넓은 서울 땅 위에 서있는 하나의 맛집이란 걸 실감. 광화문역 5번 출구로 나오면 일제강점기 한국의 건축양식(?)을 엿보는 듯한 고풍스러운 건물을 마주할 수 있다. 거기가 바로 'Cafe imA'.
볕이 잘 드는 창가 쪽으로 검정색 가죽소파가 일렬로 길게 늘어져 있는데 왠지 그곳이 상석인 듯싶다. 오후의 따사로운 햇볕을 받으며 달콤한 와플과 씁쓸한 커피 한 잔, 차가운 도시 여자 코스프레 열망에 가득찬 사람들이 주로 앉은 듯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런 콘셉트로 보이지 않는다는 게 함정이다.
다양한 메뉴와 다소 세 보이는 듯한 가격대에 조금 놀랐다. 브런치 종류보다는 디저트와 음료 코너로 갈수록 가관이다. 에스프레소도 연유를 넣은 게 있고 우유를 넣은 게 있고, 카라멜시럽을 넣은 것도 있고...디테일이 장난 아니다. 입맛대로 골라 마실 수 있어서 그런가, 에스프레소가 5천원대다. 사기에 가까운 가격이지만, 호텔처럼 깡패 수준은 아니니 참아줄 만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에스프레소가 맛있었으니 백 번 이해해줄 수 있다.
함박스테이크와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얹은 와플을 주문했다. 아 물론 와플과 꼭 함께 해야 하는 아이스아메리카노도. 함박스테이크의 모양새는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플레이팅 따위 개나 줘버린 비주얼. 주먹만 한 스테이크와 밥을 아무렇게나 놓아두고 소스를 확 끼얹은 듯한, 동네 김밥천국에나 나올 법한 포스. 하지만 맛은 좋았다. 함박스테이크를 전문으로 하는 집의 맛은 아니지만, 집에서 어머니가 해줬던 고향의 맛이랄까. 스테이크와 고향의 맛이라니, 이질적이지만 실로 그러한 맛이었다.
와플은 그냥저냥 무난한 수준이다. 맛은 있었으나 기대치가 너무 높은 까닭이었는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의 궁극의 맛은 아니었다. 그래도 하겐다즈 아이스크림과의 조합은...말로 설명할 수 없다. 꼭 한 번 먹어보시라. 데이트도 소개팅도 모두 소화할 수 있을 법한 깔끔한 분위기를 가진 곳이기도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