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2번 도로를 타고 안덕면 쪽으로 뉘엿뉘엿 내려가던 잭의 눈에 들어온 바다 위로 주발을 엎어놓은 것 마냥, 두둥실 떠오른 산 하나. 산이 제법 높아 보여 그냥 지나치려다가 그 앞에 드러누운 익숙한 용머리 모양의 해안을 발견하고 곧장 산으로 향한다.

산방산은 그 자체가 용암 덩어리이며, 산 중턱에 자리 잡은 독특한 해식 동굴인 산방굴과 함께 영주10경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불상이 모셔져 있는 산방굴에 들른 사람들은 하나같이 약수 맛을 보고 돌아가는데, 이는 천장에서 떨어지는 수정 같은 물을 모은 것으로 관련된 신비로운 고사가 많아 어떤 영험이 있다고 믿는 것 같았다.

산방산이 작은 오름처럼 얕볼만한 것은 아니나, 그렇다고 또 오르는데 많은 힘이 드는 것도 아니다. 산방굴사까지는 계단이 나 있어 오르내리기 불편한 점은 전혀 없었다. 그 산허리를 오르며 보이는 수많은 기암괴석들, 그들이 이룬 절벽, 산머리에 내걸린 구름떼까지. 휘몰아치는 절경 속에 신비로운 분위기까지 서려 있던 것이 참으로 좋았다.


Jack's Tip.
산방산과 산책로로 바로 연결되는 용머리 해안까지 들르시는 코스를 추천한다. 단, 용머리 해안은 썰물 때를 맞춰서 들어가야 하므로 하루 중 입장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이다. 산방산과 용머리 해안 등을 포함한 입장료가 성인 2,500원, 청소년 1,5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