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서민형 안주로 객들을 공략하겠다는 포부가 느껴지는 집이다. 이집 메뉴를 보면 가게 이름을 단번에 이해할 수 있는데, 숯불에 구운 불고기삼겹살, 불고기닭갈비, 고추장삼겹, 족발과 꼬막, 야끼우동, 두부김치, 파전과 오뎅탕 등등… 옛날 오가는 객들의 목을 축여주던 주막에서 팔았을 법한 메뉴들이다.
과자 부스러기나 다시마, 단무지 등을 내주던 집들과 달리, 기본안주로 팥빙수(여름 한정)와 라면이 나오는 게 특이하다. 라면은 끓여 나오는 게 아니라 기본 재료인 양은냄비와 안성탕면, 물만 나올 뿐이다. 만들어먹는 건 손님 마음. 자신만의 레시피대로 라면을 끓일 수 있다. 조금 매콤 짭잘한 맛을 좋아하는 잭은 물을 권장량보다 살짝쿵 못 미치게 붓고 자박하게 끓여냈다.
많은 메뉴가 범람하고 있지만 이집에서 필히 먹어봐야 할 요리는 불고기맛의 숯불구이 라인들. 불고기맛닭갈비와 불고기맛삼겹살 되겠다. 맛이 어떤고 하면, 밤이 깊어지면 으레 도심 뒷골목을 점령하던 밤의 전령, 포장마차에서 연탄불에 구워주던 그 맛이다. 은은한 불향에 따뜻하게 구워져 나온 불고기맛닭갈비는 술을 부르는 맛이다.
순대볶음은 캡사이신 소스를 사랑하는 매운 맛 달인들만 먹길 바란다. 먹기도 전부터 코끝으로 확 올라오는 화끈한 향이 인상적인 순대볶음! 혀에 닿으면 수류탄처럼 매운 맛을 터뜨려줄 테니. 입안에서 전쟁을 일으킬 준비가 된 사람만 주문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