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채족발이 부산의 명물이 된지는 오래지만, 아직도 냉채족발하면 남포동 족발 골목만을 고집하는 이들이 있다. 물론 맛이야 두말할 것 없겠지만, 가까이 사는 사람이면 모를까 냉채족발 하나 먹으려 남포동까지 향하기엔 여러모로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곳은 부산이지 않은가. 냉채족발이 꼭 남포동에만 있으라는 법은 없지.
서면롯데백화점 후문 먹거리 골목을 지나 메가박* 영화관 건물 바로 옆, 눈에 띠는 노란 간판 하나가 보인다. 이름하여 ‘(원조)한양1등족발보쌈’
넓은 실내, 다수의 좌식 테이블. 부츠나 꽁꽁 동여매진 운동화를 신고 온 이들은 한 번쯤 주춤하게 될 테지만, 걱정마라. 신발을 벗지 않고도 족발을 즐길 수 있는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으니.
아무리 냉채족발 전문점이라고 해도 주재료인 족발이 맛이 없다면 먹어보나마나 일테니 족발을 시키던 냉채족발을 시키던, 일단 족발 한 점부터 맛보자.
우선 폭발적인 비주얼..까지는 아니지만, 적당히 식욕을 돋우는 빛깔과 윤기가 눈을 즐겁게한다. 족발은 살코기와 비계의 비율과 조화가 중요한데, 다른 곳보다 비계의 비중이 많아 상당히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뜯어먹는 재미는 별로 없다. 모름지기 족발이란 뼈 하나 잡고 뜯어야 맛인데 뼈보다는 얇게 썰어진 고기가 중점적인 곳이다. 아이들이나 어르신들께는 좋을 듯하지만.
족발, 해파리, 각종야채를 겨자에 버무린 냉채족발은 족발의 쫄깃한 식감과 함께 새콤함과 시원함이 잘 어우러진다. 족발과 해파리&야채의 양이 6:4 정도의 비율로 적절한 듯하고, 겨자가 지나치게 쏘지 않아 좋다.
함께 나온 밑반찬의 종류가 그다지 많은 편은 아니지만, 족발과 어울리는 알짜배기 구성으로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잭이 맛집을 선정하는 기준 중에 직원들의 친절도도 일조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라면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 곳이었다. 이모님(?)들의 유쾌함에 기분 좋게 식사할 수 있는 곳이었기에.
식사도 좋지만, 가볍게 술 한 잔 생각날 때 부담 없이 가도 좋을 곳.
Jack's Tip.
가격차는 얼마나지 않으나 크기별로 족발 양의 차이가 많이 나니 참고해두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