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012년 농림수산식품부와 한식재단이 발표한 ‘한국인이 사랑하는 오래된 식당’ 100곳 중 하나인 강서면옥. 최소 50년 이상부터 집계를 했고, 강서면옥은 올해로 66년차니 진짜 오리지널 노포인 셈이다. 세월과 함께 늙어버린 외관은 최근에 재단장을 해 검정 대리석의 세련된 외관으로 거듭났다.
물냉면과 비빔냉면 모두 만 원이 넘는 깡패 가격이다. 하지만 냉면 육수를 만들기 위해 수십근의 한우를 우려냈다고 하니 기본적인 마지노선은 지켜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육수에 공을 많이 들였기 때문에 육수가 많이 들어가는 평양식 물냉면이 비빔보다 더 비싸다. 보통은 비빔이 더 비싸기 마련인데, 육수에 대한 강한 자부심이 엿보인다.
실제로 접해본 평양냉면의 비주얼은 의외로 소박했다. 황금빛 육수에 메밀면이 실타래처럼 뭉쳐져 있고, 그 위로 삶은 달걀과 편육 두 점, 오이슬라이스와 무슬라이스가 올라가 있다. 함흥냉면은 평양보다는 더 얇은 면이 풀어져있고 빨간 양념장과 함께 잘 익은 열무가 조금 곁들어져 있는 게 특징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슴슴한 깊은 맛을 유지하는 평양냉면. 매콤달콤한 함흥냉면과 함께 먹으면 어딘지 모르게 허전함이 느껴지는 맛이다. 하지만 은근히 중독되는 맛은 오히려 평양 쪽이다. 강하고 자극적인 맛은 처음에는 즉시 이끌리지만 오래 먹으면 물리게 된다. 이에 반해 수수하지만 깊은 내공을 가진 맛은 오래 먹을수록 그 진가를 발휘하는 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