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눈썹과 깊은 눈빛, 동그랗게 말린 귀여운 앞머리에 상큼한 미소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세기의 여인 오드리헵번. 하지만 그녀의 이름과 가치가 후세에 두고두고 회자되는 것은 비단 그녀의 미적 아름다움 때문만은 아닐 터. 오히려 그보다는 세계 각지의 불행한 아이들을 구원하기 위해 노년에 이르기까지 계속된 헌신적인 구호활동으로 그녀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지도.
향긋한 커피 한 잔과 함께 그녀를 추억하며 그녀의 삶의 흔적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공간이 강남 도심 한복판에 한국 최초이자 세계 최초로 세워졌다. 그 이름은 바로 정직하게도, 오드리헵번카페. 카페에 들어서면 곳곳에서 가장 먼저 객들을 맞이해주는 오드리의 커다란 사진들이 보인다.
그녀는 사진뿐만 아니라 컵 속에서도, 노트 속에서도, 쇼핑백에서도, 테이블에서도 예의 그 환한 미소로 웃고 있다. 이곳은 이처럼 전체적인 인테리어에서부터 컵 홀더 하나까지 오드리헵번 재단과 협의를 거쳐 만들어졌기 때문에, 보다 섬세한 감수성을 느낄 수 있다고. 또 카페가 최초로 오픈했을 때는 헵번의 둘째 아들이자 재단의 공동대표인 루카도티가 내한해 카페 곳곳과 오드리 헵번에 대해 살뜰히 설명해줬다고 한다.
눈으로 보는 것만이 전부라면 단순히 그녀를 추억하는 전시관이나 박물관에 지나지 않겠지만, 이곳에는 특별한 커피와 음료가 있고 맛있는 베이커리도 함께 한다. 그중에서도 세계 3대 스페셜티 커피인 쿠바산 ‘크리스탈 마운틴’을 로스팅한 아메리카노가 가장 핫한 인기메뉴. 오늘만큼은 그녀의 화사한 웃음이 새겨진 머그컵에 담긴 깊은 풍미의 아메리카노 한 잔 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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