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집을 향하기 전에 이름을 다시 볼 필요가 있다. 이름하야 통.영.맛.집! 보통명사인 ‘맛집’이 아니라 가게의 고유명사 통영맛집인 것이다. 가게 이름에서부터 엄청난 내공과 패기가 느껴진다. 멍게비빔밥을 전문으로 파는 이 집은 가게 이름을 지을 때 애당초 고민이나 치장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을 테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해? 멍게비빔밥 하나만큼은 우리집이 최곤데!”
점심 시간에 찾아갔더니 대기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어림 잡아 보니 못해도 한 시간은 족히 걸릴 것 같은 줄이다. 그래도 인내해야 한다. 진정한 맛집에서 이 정도 기다림은 기본이기 때문이다. 멍게유곽비빔밥, 성게비빔밥, 생멸치회무침, 도다리쑥국, 바다메기탕 등 메뉴만 해도 14가지다. 복잡한 속내를 품고 있지만 우선은 통영 해산물로 대동단결한 차림이다. 그러나 이 많은 메뉴의 나열 쯤은 간단히 무시해주고, 가장 유명하다는 멍게유곽비빔밥을 주문한다.
이쯤에서 짚고 가는 메뉴풀이. 거제에서 봐왔던 멍게비빔밥이 아니라 ‘유곽’이란 자가 더 붙었다? 유곽은 대합조개 요리를 뜻하는 말이며, 따라서 통영의 멍게유곽비빔밥은 멍게 외에도 대합조개, 파래와 석모 등의 다양한 해산물이 들어간 것을 말한다.
열 가지의 밑반찬이 깔리고 가장 마지막에 올라온 멍게유곽비빔밥. 해산물뿐만 아니라 푸릇한 나물과 새싹도 올라가 있다. 보기만해도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알싸한 멍게 향을 베이스로 다양한 바다의 맛이 오밀조밀 잘도 섞여, 퍽 좋은 맛을 만들어낸다. 함께 나온 미역국과의 궁합도 굿. 단, 거제도의 그것처럼 멍게만의 치명적인 향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조금 밋밋할 수도.
주소
오시는길
한줄정보
상세설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