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울라봉

주소
경상남도 통영시 태평동 466 1층
오시는길
통영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101번 승차 후 토성고개 정류장 하차, 도보 약 273m
한줄정보
영업시간 10시30분~22시 / 예산 1만원 이하 / 대표메뉴 쌍욕라떼 / 주차장 無 / 부정기적
상세설명
신영복 선생은 ‘욕’을 가리켜 불만이나 스트레스의 가장 싸고 '후진' 해소방법이라 했다. ‘욕 나오는’ 상황은 그야말로 후지고 세상에서 가장 저열한 분노에 차오르는 상태일 테니, 이런 식의 싸구려 발화가 바로 튀어나가는 것 쯤, 이해해줄 수 있다. 때로는 열 마디 말보다 강력한 욕 한 구절이 사태 수습(?)에 더 도움이 될 때도 있으니 말이다. 통영에는 이 욕을 가장 예술적으로(?) 품격 있게 날려주는 곳이 있으니, 바로 동피랑마을 입구에 조그맣게 위치한 카페 울라봉 되겠다.

카페는 입구에서부터 누구나 추측 가능할 만큼 넓지 않은 규모. 오히려 좁은 집에 이런 저런 부띠크가 가미되어 정신 없이 난잡한 분위기다. 하지만 또 이게 울라봉의 콘셉트인듯하다. 괴발개발의 글씨로 갈겨 넣은 즉흥적인 문구들에서는 울라봉 안에서 지켜야 할 철칙, 에컨대 금연과 과도한 애정표현 금지, 낙서금지, 토스트 유료 등을 알려주고 있다.

잔칫집에 왔으니 소문대로 유명한 음식을 먹어봐야 하지 않겠는가. 그 이름도 찬란한 ‘썅욕라떼’를 주문한다. 울라봉을 일약스타로 만든 썅욕라떼는 초창기 손님들이 원하는 욕을 라떼 위에 새겨주는 방식으로 시작했으나, 현재는 사장님이 날려주는 ‘센스 있는’ 욕을 먹고자 하는 쪽이 대세라고. 썅욕라떼를 주문하면 사장님이 해당 손님을 디테일하게 관찰했다가 적절한 욕을 한 바가지로 새겨준다. 그야말로 ‘자기 돈 내고 욕먹는 짓’인 셈.

상처 받기 쉬운 유리 같은 캐릭터나 소심한 새가슴을 가진 자는 울라봉 출입을 삼갈 것을 권하고 싶다. 욕의 수위가 나날이 발전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허나 잭은 이런 후진 표현법을 좋아하니 욕먹어도 즐겁다. 다음번엔 ‘나를 슬프게 하는 사람들’을 향해 찰진 욕 한 바가지 직접 날려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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