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을 발라 만든 것이 대충 꿀빵인 듯 싶은데 인터넷에 검색해도 정확한 사전 정보가 뜨지 않는 이 ‘꿀빵’의 유래는 무엇일까. 어디서 났건 간에 소보루빵, 슈크림빵, 단팥빵처럼 정확한 출처를 가지고 태어난 빵은 아닌 것 같다.
이 꿀빵의 역사는 60년 전 통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전쟁 직후 통영의 제과점에서 팥으로 소를 넣고 밀가루를 입혀 튀겨낸 도넛에 물엿을 입혀 팔기 시작한 것이 바로 꿀빵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통영 꿀빵’이 맞는 말. 이 꿀빵을 가장 처음 팔던 곳은 유명한 오미사꿀빵이다.
붕어빵에 붕어가 없는 것처럼 통영 꿀빵에도 꿀은 없다. 단지 꿩 대신 닭이라고 달콤한 물엿을 범벅해놨다. 하긴 어려웠던 시절, 비싼 꿀을 이렇게 빵마다 바를 순 없었을 터.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듯 그득한 물엿 위로 노란 깨가 알알이 박혀있다. 참으로 군침 도는 모양새다. 바삭해 보이는 겉과 달리 속은 놀라울 만큼 부드럽고 촉촉하다. 겉과 속이 달라 더욱 더 착한 녀석. 부드러운 팥소와 물엿의 궁합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달진 않다. 단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먹어볼 만한 당도다.
경주에 가면 황남빵을 한 아름 사서 가듯 통영에서는 꿀빵을 사 가는 것이 기본적인 도리(?)이다. 가격도 1만원대 이하로 지인들에게 한 팩씩 돌리기에 부담이 없다. 허나 포장이 경주 황남빵이나 대전 소보루빵처럼 고급스럽지 못하다. 그건 아마 꿀빵에 범벅된 올리고당 때문인 듯하다. 꿀빵 팩 개수에 맞게 종이가방을 받아오거나 따로 예쁜 종이가방을 준비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