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렬사

주소
경상남도 통영시 명정동 213
오시는길
통영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일반버스 700번 승차 후 충렬사광장 정류장 하차
한줄정보
이용시간 9시~18시(동절기는 17시) / 입장료 천원(성인기준) / 주차장 有 / 연중무휴
상세설명
박경리의 소설 <김약국의 딸들>에서는 충렬사에 이르는 길 풍경을 ‘아름드리 동백나무가 줄을 지어 서 있고, 아지랑이가 감도는 봄날 핏빛 같은 꽃을 피운다’고 했다. 통영에서 나고 자란 분이라 그런지 한 마디 한 마디에 깊은 감미로움이 피어오른다. 그렇다, 겨우내 움츠렸던 동백나무가 봄의 문턱에서 새빨갛게 피어나며 햇빛을 튕겨낸다. 강렬한 매혹의 색이지만, 동백의 그것은 놀랍도록 우아하고 고혹적이다.

사찰로 향하는 길의 운치가 보통이 아니다. 절 모습이 더욱 기대되는 한편, 어느덧 충렬사 앞 명정골 우물가에 닿았다. 소설에서 집을 뛰쳐나온 넷째 딸 용옥이 동백나무 아래서 들었던 명정골 우물에 각시들이 물 길러 오는 소리가 맴도는 것만 같다. 그네들의 명랑한 발소리는 오갈 데 없는 용옥의 가슴을 더 아리게 했다. 타인의 행복으로 하여 자신의 불행감이 더 크게 느껴지는,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그런 공백의 감정이 외로움이지 않은가.

아직 날이 풀리지 않은 추운 때 찾아와 더 사무치는 것 같지만, 기본적으로 절은 마음의 번뇌를 가라앉히기 위해 찾아갈 때가 많다. 호젓한 산자락에 안긴 사찰의 고요함, 그 적막을 깨는 유일한 범종소리마저 지긋이 가슴을 잠재워주는 곳. 따지고 보면 불자가 아니라, 그런 절박한 마음으로 찾는 이가 더 많을 것 같다.

계단 위에서 푸른 하늘을 등지고 선 충렬사가 보인다. 너른 품으로 속세의 중생들을 따뜻하게 품어줄 것만 같은 사찰. 충무공 이순신의 위업을 기리기 위해 선조의 왕명으로 제7대 통제사 이운룡이 세웠다. 그 후로부터 역대의 수군 통제사들이 매년 봄과 가을에 제사를 지내왔다. 본전과 정문, 중문, 외삼문 등 9동의 건물로 이루어진 경내에는 오래된 비석들이 많이 보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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