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 동남부 끝 에는 ‘검멀래’라 부르는 독특한 해변이 있다. 총 길이 약 100m의 어중간한 크기라 단순히 해변가라 부르기도 하지만, 명실공히 엄연한 해수욕장이다. 짙푸른 바닷물이 잔잔한 파도가 되어 스르르 밀려간 끝, 해변가에 백사장은 없고 웬 검은 모래가 그득하다.
독특하게도 흑사장(黑沙場)이 펼쳐진 이곳. ‘검다’의 ‘검’과 ‘모래’를 나타내는 ‘멀래’가 합쳐진 말로 검은 모래가 있는 해안가라는 뜻이다. 이곳의 검은 모래로 찜질을 하면 관절염이나 피부에 좋다는 말이 있어, 여름이면 여행자들이 해변가 곳곳에 널브러져(?) 열심히 모래 찜질을 하는 진풍경도 볼 수 있다. 또 해안 구석에 있는 보트 선착장에서 보트를 타고 우도의 비경을 속성으로 돌아볼 수도 있다.
해안가 끄트머리로 가다보면, 검멀래보다 더 유명한 거대한 동굴이 나온다. 정식 이름은 ‘동안경굴’이나, ‘검멀래동굴’과 ‘콧구멍동굴’이라는 재미있는 별칭도 가지고 있다. 깎아지른 듯한 해안 절벽 아래 거대한 동굴이 뚫린 모습이, 마치 고래의 콧구멍 같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옛날에는 이곳에 큰 고래가 실제로 살았다는 믿거나 말거나 식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동굴은 오랜 세월 침식 작용으로 생겨난 해식 동굴로, 밀물 때는 입구가 보이지 않다가 썰물 때 유유히 입구가 드러난다. 간이 보트장 옆길을 따라 미끌미끌한 바위를 넘어서면 동굴 안으로 직접 들어가볼 수 있다. 들어가는 입구는 그다지 크지 않으나 막상 안으로 들어서면 200명은 족히 들어갈 수 있을 법한 규모에 입이 떡 벌어진다. 동굴이 워낙 넓고 깊이 들어가 있어, 어떤 소리든 커다란 울림으로 만들어내는 자연적 음향은 돌비 입체 사운드를 능가할 만큼 웅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