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언양읍의 향토음식으로 시작해, 이제는 울산 전체를 대표하는 어엿한 먹거리가 된 언양불고기. 얇게 썬 소고기를 양념하여 냉장 숙성시킨 후, 숯불에 구워먹는 방식으로 전국에서 불고기, 하면 바로 이 언양식 불고기를 떠올릴 정도로 불고기의 정석이 되었다.
언양에는 일제강점기부터 도축장과 푸줏간이 많았는데, 1960년대 이후 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모여든 인부들이 이곳의 고기 맛에 많이들 감탄했다고 한다. 언양의 불고기가 맛있다는 입소문은 날개가 돋힌 듯 전국 각지로 퍼져나가고, 이 시류를 타 한 집씩, 문을 열기 시작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
그 많은 집들 중에서도 오래된 전통과 맛을 자랑하며, 언양불고기의 터주대감이 된 집이 있으니 바로 ‘언양기와집불고기’집 되겠다. 언양초등학교 사거리 대로변을 떡하니 지키고 선 늠름한 풍채가 멀리서부터 눈에 띄는 집인데, 오래된 기왓장을 가지런히 올린 모양을 보니 ‘기와집’이라는 말이 참말인 듯하다. 내부 역시 대들보와 서까래, 툇마루가 보인다. 전통적인 한옥구조를 따랐다. 발을 옮길 때마다 삐걱거리는 툇마루의 정겨운 울림을 들으며 홀로 들어선다.
한우 모둠과 등심, 낙엽살, 육회 등도 팔고 있지만, 역시 가장 핫한 메뉴는 언양불고기다. 인원수에 맞게 주문을 하니 곧바로 깔리는 기본 찬들. 김칫국, 쌈채소, 파무침, 나물류 등 베이직한 구성이다. 이윽고 석쇠 한판에 그득하게 깔린 불고기가 올라온다. 주방에서 이미 참숯불로 초벌구이를 했기 때문에, 좀 더 부드러운 식감을 원한다면 곧바로 먹어도 된다.
달콤한 양념장이 잘 밴 것이, 아무래도 고기를 썰어낸 스킬과 숙성단계의 공력이 합쳐져 시너지를 내는 것 같다. 듬성듬성 올라간 마늘과 버섯의 향도 은근한 것이, 자칫 진한 참기름향 때문에 느끼해질 수 있는 맛을 깔끔하게 잡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