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가장 맛있는 아구찜을 먹고 싶으면 마산으로 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구찜의 본고장이기도 하고, 내로라하는 맛집이 모여 있는 까닭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적어도 울산 시민이라면, 굳이 마산행 버스를 타지 않고도 고향에서 맛있는 아구찜을 먹을 수 있습니다. 그곳은 바로 ‘몽중해 夢中海’. ‘꿈속의 바다’라는 뜻이 참으로 시적인데, 꿈에서도 생각날 법한 맛까지 지녔는지 잭이 확인하러 갔습니다.
천성적으로 과한 포장을 싫어하는 잭의 느낌에, 크고 화려한 간판을 내건 첫인상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생아구찜, 해물찜, 갈비찜, 갈비탕 딱 네 가지로 구성된 차림표는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찜요리에 대한 주인의 상당한 자부심이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나중에 들은 말로는, 이곳 사장님이 매일 새벽같이 부산어시장에서 싱싱한 생아구를 공수해온다고 합니다. 사장님의 고집스러운 운영 철학이 깃들어 있는 것은 맛집의 공통분모지요. 철학이 담기지 않은 요리는 맛이 없거나, 얕은맛만 내는 겉멋에 취한 요리일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잭은 가장 좋아하는 생아구찜과 갈비찜을 먹었습니다. 아구의 싱싱함은 말할 것도 없고 콩나물의 아삭한 식감에 상큼한 미나리향, 입안에서 톡 터지는 미더덕까지 어우러지는 맛의 하모니는 환상적인 조화를 보여줍니다. 갈비찜 역시 달큰한 양념이 살뜰히 밴 고기 맛이 좋았고, 갈빗대를 뜯는 재미까지 더해져 금상첨화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