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에서 현대화의 손길을 가장 덜 탄 곳이다. 다른 시장들이 현대화의 물결을 따라 바쁘게 거리를 정비하고 아케이드를 씌우는 동안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던 곳이다. 이에 대해, 재래시장의 느낌을 여직 간직하고 있어 좋다는 의견과 불편하다는 의견이 반반이다.
이 문제는 좀 더 너그럽게 생각하면 좋을 일이다. 박물관이 기념하는 것들은 오래전 사장된 시대의 유물들이다. 그들이 어떤 필요성이나 기능성에 의해 보존될 리는 없다. 단지 특정 시대에 만들어지고, 향유했던 것을 보존하고 연구함으로써 과거를 회상하고 역사를 복기하려는 것이다. 그래야 후손만대로 이어질 테니까. 전통시장도 같은 맥락이라 보면 되겠다. 어차피 조금 불편하다 해도 좋은 물건을 저렴한 값에 살 수 있다는 기본 원칙은 변하지 않으니까. 전통시장의 이런 정겨운 풍경도 하나 둘 사라지고 있다는 요즘, 이런 시장을 만날 때면 점점 반가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