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태박물관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 380
오시는길
서귀포시 제주월드컵경기장 정류장에서 시외버스 중문고속(서귀.유수암.제주) 승차 후 창천리에서 시외 읍면순환버스(신평-대평) 환승 후 상천리 정류장 하차
한줄정보
이용시간 10시~18시 / 입장료 만원(성인기준) / 주차장 有 / 연중무휴
상세설명
이름만으론 무엇을 전시하는지, 박물관의 성격을 전혀 예측할 수 없다. 그저 무작정 가보는 수밖에. 서귀포시 안덕면, 한라산의 야트막한 끝자락에 닿을락 말락 감칠맛 나게 들어서 있는 직사각형의 건물. 너른 부지 위에 회색 시멘트 건물이 단정하게 세워져 있고, 전면으로 나있는 여러 개의 통창이 빛을 받아 반짝인다. 굉장히 모던한 느낌의 건물이다.

본격적인 전시가 시작됐다. 머리를 단정하게 빗어 넘겨 양갈래로 치켜 묶은 동자상이 보인다. 요즘 여배우도 제대로 소화하기 힘든 부담스러운 헤어스타일임에도 상당히 귀엽다. 널찍하고 평평한 이마, 가늘고 기다란 눈썹, 눈썹의 선 따라 양 옆으로 찢어진 눈, 깔끔한 콧대와 앵두 같은 입술이 전체적으로 새초롬한 관상이다. 그런데 귀는 부처님처럼 넉넉하다. 색감이 고운 옷을 차려 입고 살포시 포갠 손이 들고 있는 것은 작은 연꽃.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다정한 불심이 흐른다. 이 아이는 조선후기 ‘목동자전’에 나온 17세기 ‘목조동자입상’이다.

이 외에도 소년 동자상을 비롯해 붓과 두루마리, 복숭아, 석류, 호랑이, 봉황 등 다양한 지물을 들고 있는 동자상들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각각 특별한 상징성을 지녔으리라. 동자상의 얼굴도 귀염고 새초롬한 인상부터 매혹적이고 관능적인 인상, 어리둥절한 인상까지 다양한 표정을 지녔다. 뿐만 아니라 서양추상화 못지 않은 세련된 색채와 구도를 지닌 조선의 보자기와 소반, 도자기, 민예품들도 전시하고 있다.

한데 이 ‘본태’라는 이름과 목동자상들과는 어떤 관련이 있는 걸까. 궁금한 것은 못 참는 잭! 슬쩍물어봤는데 웬걸, 관장의 말이 흥미롭다. 우선 겉으로는 ‘본래의 고유한 아름다움’이라는 뜻을 지녔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이름만 번듯하고 실속이 없거나 어정쩡한 유명무실한 기존 뮤지엄들에게 확실하게 본때를 보이겠다’는 뜻도 숨겨져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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