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태 : 5일장
장 서는 날 : 매월 끝자리 4일, 9일
양동민속마을 옆에 빼꼼하게 들어선 안강시장. 이곳 역시 장이 서는 날에는 읍내 입구부터 시장까지 사람들이 물결을 이루며 춤을 춘다. 명절이라도 낀 달이면 최대 대목이라 차가 지나다닐 수 없을 지경까지 이른다.
전통시장 현대화 작업 때문에 많은 시장들이 남루한 옛 옷을 벗고 번듯한 새 옷을 갖춰 입었다. 그런 통에 어린 시절의 향수가 깃든 추억을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그 와중에 아직은 많이 변하지 않은, 시장 변혁의 급물살을 타지 않은 곳이 바로 안강시장이다. 입구부터 무질서하게 자리 잡은 노점 좌판의 주인들은 여직 동네 어르신들이다. 20년 전에도 꼭 그만큼 더 젊었던 어르신들이 손수 키운 곡물과 과일, 채소며 하는 것들을 가져와서 팔곤 했다.
늘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진동하는 코너를 지나가면, 초봄부터 초여름까지 제철을 맞은 찰토마토의 진열이 계속된다. 안강표 찰토마토는 경주 시내는 물론, 전국적으로 꽤 유명하다. 충분한 일조량과 깨끗한 수질, 건강한 토질을 갖춘 입지의 특수성과 산풀퇴비를 시비하는 독특한 유기농법으로 태어난 찰토마토! 신선함은 말할 것도 없고 그 맛을 보면 왜 이곳의 특산품인지 십분 이해가 된다. 꽉 찬 속살에서 배어 나오는 단맛과 상큼한 향이 인상적이며, 과육이 타지방의 그것보다 두 배는 더 단단해 저장성도 뛰어나다.
가마솥 째로 튀기는 통닭도 프랜차이즈 치킨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 다소 생경한 풍경이다. 그러나 이 또한 어린 시절의 추억이다. 가격도 그 옛날 닭 값에 근접한 착한 가격. 담백하고 고소한 튀김옷을 입은 켄터키 프라이드의 맛이 특히 일품이다.
한 귀퉁이에서는 최소한의 규모만 남은 대장장이와 도장장이가 장인의 손길로 연신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있다. 지금은 띄엄띄엄 들어오는 주문이라는데, 이들의 설 자리가 십년 후까지도 잘 지켜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