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궁 내에는 서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곳이 있다. 그는 바로 2002년 5월 개관한 서울역사박물관. 이곳에서는 조선조를 중심으로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서울의 역사와 문화, 서울사람들의 생활상까지 지난 날 동안 이어져온 서울의 ‘변화’를 일목요연하게 전시 중이다.
경희궁 유적이 발굴되지 않은 빈터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세워진 서울역사박물관. 내부로 들어서면 서울시 전역을 1,500분의 1로 축소한 모형을 비롯해 분야별 전시품을 한데 모아 전시해둔 것이 보인다. 전시물을 스칠 때마다 서울의 모래시계가 거꾸로 휙휙 뒤집히는 듯, 타임머신 타고 서울의 과거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다.
전시공간은 크게 1층 기획전시실과 기증유물전시실, 3층 상설전시관으로 나뉜다. 전시물 앞에 설 때마다 감지 센서에 의해 해당 전시물을 설명하는 영상화면이 툭 튀어나온다. 입체적이고 흥미롭다. 박물관 특유의 정적인 분위기, 지루함을 깬 참신한 기법이다. 3층 터치뮤지엄 코너의 ‘직접 만져보며 구경하는 전시실’은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좋다.
박물관 외부에는 1930년대부터 1968년까지 서대문과 청량리를 잇던 전차가 전시되어 있다. 짙은 녹색과 베이지 톤으로 페인트칠한 이 전차는 한때 서울시의 중심 교통수단으로 시민들의 발이 되어줬다. 도심 위 거리를 유유히 가로지르던 전차의 모습을, 서울을 배경으로 한 시대극에서 종종 본 적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