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후원은 창덕궁의 뒤편에 자리한 궁중 정원으로 태종 때 만들어졌다. 임금을 비롯한 왕족들이 이곳에서 자연의 경치와 함께 풍류를 읊으며 휴식을 취하던 곳. 9만여 평에 이르는 대규모 후원은 북쪽에 있다 하여 북원, 일반인이 접근할 수 없다 하여 금원, 일제가 개칭한 비원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후원이 가장 보편적인 표현이다.
후원의 아름다움은 창덕궁의 건축이 그러했듯,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그대로 살린 데 있다. 낮은 야산과 골짜기, 자연의 민낯을 그대로 보존한 채 정 필요한 부분만 최소한으로 손을 댔다. 그 덕에 부용정과 부용지, 주합루와 어수문, 영화당, 불로문, 애련정, 연경당 등 수많은 정자와 샘들이 그 어떤 궁궐보다도 많다. 그중 부용지와 부용정은 사진작가들의 출사지로 인기가 좋다. 특히 꽉 찬 가을 무렵, 후원의 나무들이 단풍 옷으로 갈아입은 모습과 입동의 문턱에서 우수수 낙엽을 떨어뜨리는 모습은 운치만점이다.
숙종 18년에 만들어진 연못인 애련지는 ‘연꽃이 피는 연못’이란 뜻. 숙종은 더러운 곳에 있으면서도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연꽃의 모습이 군자의 덕을 지녔기 때문이라 생각하며 연꽃을 각별히 사랑했다 한다. 한편, 옥류천에 이르면 후원 코스의 막바지에 이르는 것인데 북쪽 가장 깊숙한 곳에 흐르는 개울이다. 인조 때 만들어진 것으로 직접 새긴 ‘옥류천(玉流川)’이라는 세 글자가 지금까지 또렷하게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