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골공원에는 위대한 두 가지 역사가 깃들어 있다. 하나는 우리나라 최초의 도심 내 공원이라는 사실, 또 하나는 1919년 3·1운동이 일어났던 곳이란 것. 고종 34년에 영국인 브라운의 설계에 의해 공원으로 조성됐으며 1920년 ‘파고다공원’이란 이름으로 개원했다가, 92년 옛 지명을 따 탑골공원으로 개칭했다.
광장처럼 드넓은 부지와 수목들이 울창하게 들어서있어 산책하기 좋은 이곳의 명물은 다름 아닌 팔각정. 삼일운동 당시 시민들과 학생들이 공원에 모여 만세를 외친 가운데, 학생 대표가 비장하게 독립선언문을 낭독했던 바로 그곳이 팔각정이다. 조국 독립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과 의지가 단적으로 드러난 뜨거운 역사의 현장이었던 것. 누각이 전체적으로 팔각형 평면을 이루고 있으며 겹처마로 된 팔각지붕을 얹었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건물 외관의 비례와 균형이 뛰어나 남산 팔각정의 모티프가 되기도 했다.
지금은 그저 주말이면 시민들이 편히 쉬다 갈 수 있는 힐링스팟 중 하나. 과거에 있었던 이야기를 잊지 않고 늘 마음속에 새겨두며 평온하게 걷고, 또 걸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