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집은 문자 그대로 서울 도심에서 가장 ‘한국적인’ 집이다. 넓은 안마당을 끼고 시원하게 들어선 한옥 한 채. 이곳은 조선시대 집현전 학자인 박팽년의 사저가 있던 곳으로 중요무형문화재 대목장 신응수가 경복궁의 자경전을 본떠 건축한 곳으로 지난 1981년에 개장했다. 그래서 집 자체가 굉장히 낯이 익었던 것. 자경전의 규모만큼 으리으리하진 않지만 나름대로 그 멋을 잘 살려낸 듯하다.
내부는 해린관과 문향루, 녹음정, 청우정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를 세우고 외부에 공개한 일차적인 목적은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전통문화와 생활을 소개하기 위함이다. 궁궐이나 사찰에 가도 전통적인 한국 건축물을 볼 수 있긴 하지만, 가까이에서 밀착하여 곳곳을 응시하기란 어려운 일. 이곳에서는 직접 마루를 밟아볼 수도 있으며, 음식을 맛볼 수도 있는 직접적인 체험이 가능하다는 것이 큰 메리트다.
행랑채의 문인 해린관으로 들어가면 사랑채 격인 소화당이 배치되어 있고, 이 소화당에는 환벽루라는 후원이 있는데, 이 속에 문향루, 녹음정, 청우정 등의 별당이 나란히 배치되어 있다. 한편, 이곳은 한국의 전통가옥, 생활공간, 궁중음식, 수공예품, 민속음악, 전통무용, 전통혼례 등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깃든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이곳에서 직접 전통혼례를 올리는 예비부부도 부쩍 많아졌다고. 진짜 결혼식이 있는 날에 맞춰 한 번 슬쩍 찾아가보는 것은 어떨까. TV 사극에서만 보던 전통혼례식을 직접 눈 앞에서 생생히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