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울산공업탑
공업탑은 1962년 울산이 특별공업지구로 지명되고 울산공업센터가 들어서면서 공업도시로서의 울산의 발전을 기원하기 위해 1967년 건립한 탑으로 정식 명칭은 ‘울산공업센터 건립 기념탑’이다. 허나 울산시민을 비롯한 다른 관광객들 모두 그냥 공업탑이라 부른다.
탑의 전체적인 모양은 철근 콘크리트물로 된 다섯 개의 기웅이 받치고 있는 지구본의 모습으로 형상화되어있다. 다섯 기둥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인구 50만을 상징하는 것으로 당시 총인구가 채 10만 명이 되지 않던 울산의 염원이 깃들어 있다. 지구본은 세계평화를, 월계수잎은 승리를, 톱니바퀴는 공업도시인 울산 자체를 상징하는 디테일함이 포인트다. 저녁이 되면 공업탑에 환한 불빛이 들어오는데 그렇게 우아할 수가 없다.
2) 태화강전망대
울산의 도심을 가로질러 뱀처럼 유유히 흘러가는 태화강. 양쪽 강가로 눈부신 억새 군락과 십리에 달하는 대밭이 있어, 태화강 절경의 화룡점정을 찍는다. 소동파의 중국 고전 한시 ‘여산진면목(廬山眞面目)’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不识庐山真面目, 只缘身在此山中’ 중국에는 여산이라는 매우 큰 산이 있는데, 송나라의 대문호 소동파는 여산을 다 둘러본 후 “여산이 너무나 커서 산속에서는 여산의 참모습을 보기 힘들다”고 말이다. 울산의 도심을 가로지르며 유유히 흘러가는 태화강도 마찬가지다. 강가에 서서는 강의 참모습을 보기 힘들다. 태화강의 진면목을 보려거든 태화강전망대로 가보자. 탁트인 시가지와 어우러진 태화강 풍경이 그렇게 근사할 수가 없다.
전망대에 선 사람들은 이 아름다운 자연의 조화를 한동안 넋을 놓고 바라보다, 강물 한 가운데에서 우뚝 솟아난 고층 빌딩의 날카로운 조형에 말문이 막힌다. 딱히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뭔가 이질적인 것을 덧칠한 듯 어색한 그림임은 부정할 수 없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전망이다.
3) 문수국제양궁장
문수월드컵경기장 길 건너 맞은편에 위치한 문수국제양궁장. 산속의 허리를 한 줌 베어다가 경기장을 차린 것이라 공기가 맑고 경치가 꽤 호젓하다. 최근에 지어져 깔끔한 시설을 자랑하고 있으며, 양궁경기가 없을 때 한시적으로 축구장, 캠핑장 등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허나 일반 시민들에게는 야경이 아름다운 곳으로 더 유명하다. 사진쟁이들에게는 울산의 69도로에서 문수양궁장을 바라보는 방향이 포인트뷰이기도 하다. 해가 막 떨어지려는 해넘이 무렵도 아름답지만, 무엇보다 해가 완전히 자취를 감추고 새파란 하늘아래 불을 밝힌 도로의 궤적 모습과 어우러진 양궁장의 모습은 가히 환상적이다. 다만 양궁장 쪽 도로가 버스도 닿지 않은 곳이라 차량 이동이 적어 눈부신 아우라를 발산하는 궤적을 담아내기는 조금 힘든 면도 있다.
4) 롯데백화점 대관람차
세상은 넓고 롯데백화점은 많다. 허나 울산의 롯데백화점은 좀 특별한 구석이 있다. 그것은 바로 멀티플라자관 옥상 위로 유유히 돌아가는 대관람차. 불법으로 옥상을 개조했단 이유 때문에 한동안 문을 닫기도 했지만, 더 멋진 시설로 재개장해 인기몰이중이다. 놀이동산 규모를 생각해선 안 되고, 그저 옥상 공간을 잘 활용해 대관람차와 회전목마, 회전그네, 미니 바이킹, 미니 열차까지 다섯 개의 놀이기구가 전부지만 아이를 데려온 젊은 어머니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좋다. 또 옥상 양쪽 구석에는 테이블을 마련했고, 넓은 유리창이 있어 그 너머로 도심의 정경을 내려다보는 운치가 제법 좋다. 야외 카페의 느낌이랄까. 그래서 그런지, 다정하게 손잡고 찾은 연인들도 많이 보인다.
현장에서 한발 물러나 밤이면 매직아워를 보여주는 대관람차 풍경을 바라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 이미 사진쟁이들 사이에선 이름깨나 날린 출사지다. 공업도시 울산의 야경만 보다가 감성 돋는 대관람차 풍경에서 울산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5) 울산공업단지
울산경제의 핵심이자 한국경제의 척추 역할을 하는 울산공업단지는 제1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의 핵심사업으로 1962년 1월부터 대대적으로 조성됐다. 그 직후 급격한 산업화와 함께 울산의 공단은 불철주야, 잠드는 법이 없었다. 오죽하면 ‘1년 365일 불이 꺼지지 않는 곳’이란 이름이 붙었을까. 지금의 경제대국 대한민국을 있게 한 산업주역이다.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마저 아름답게 보일 정도로 공단의 야경은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