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하고 예쁘게 잘 정비된 길을 보면, 가던 길이 아니라도 걷고 싶은 마음이 샘솟아납니다. 반면에 더럽고 제대로 된 관리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채, 방치되다시피 한 거리는 어떻게든 피하고 싶지요. 울산에도 몇 년 전까지 ‘짜증을 부르는 거리’였다가, 최근에 아름다운 ‘디자인거리’로 환골탈태한 길이 있습니다.

울산시 남구 삼산동 현대백화점 일원 거리는 그동안 차량정체와 불법주차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보도블록까지 파손돼 시민들이 제대로 걸을 수 있는 공간조차 없었습니다. 그렇게 도심의 기능이 거의 마비되어갈 즈음, 남구청은 두 팔을 걷어붙이고 본격적으로 ‘길 살리기’에 나섭니다.

본래 왕복 2차로 곁에 좁은 보행로가 딸려있던 것을 허물어, 1차선 일방통행로로 좁히고 보행로를 크게 늘렸습니다. 차도는 곡선으로 조성해 차량 서행을 유도하는 한편 미관 효과를 극대화했고, 넓어진 보행로에는 인공 시냇물과 벽천, 화단, 벤치 등을 만들었습니다. 눈엣가시처럼 시야를 가리고 섰던 전봇대와 전선을 모두 지하에 묻었으며, 공해 덩어리인 아스팔트 대신 화강석을 깔아놓은 바닥은 마치 유럽의 거리를 연상케 합니다. 또 주변 상가의 간판 뿐 아니라 건물 외벽 색깔도 거리 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모두 정비되었습니다.


Jack's Tip.
날이 좋을 때는 작품전시회가 열리기도 하고, 겨울철 성탄절 무렵에는 눈꽃축제로 거리 전체가 새하얀 빛으로 물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