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댐을 중심으로 조성된 선암호수공원은 아득한 유래와 역사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애초에는 일제강점기 시절 농업용수를 대주던 ‘선암제’라는 못이었다가, 1962년 울산이 공업지구로 지정되면서 이를 확장해 댐이 된 것입니다. 이후 수질보전과 안전을 이유로 호수 전역에 철조망이 설치해, 그 아무리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해도 사람들에게는 ‘단절’의 장소가 되어버리지요. 하지만 다시 많은 논의를 거쳐 철조망을 철거하게 되고, 댐과 호수 주변의 자연경관을 십분 활용하여 테마형 생태공원을 조성해 지난 2007년에 개장했습니다.
애메럴드빛 물이 잔잔하게 일렁이는 호수 주변을 둥그렇게 감싸 안은 초록의 수풀과 나무들이 사계절 내내 고즈넉한 운치를 자랑합니다. 호수 한가운데에는 실제와 너무도 닮은 귀신고래 모형이 두둥실 떠올라 있고, 주변을 넘나드는 오리떼 모습이 마치 동화의 한 장면 같군요. 목조 데크로 수놓아진 산책로가 호수 주변의 볼거리들을 꼼꼼히 잇고 있어, 가볍게 걷기 좋습니다.
걸음과 함께 마주하게 되는 연꽃 군락지를 지나 태양을 향해 예쁜 얼굴을 들고 있는 해바라기들과 만납니다. 아마도 이곳은 철마다 다른 색깔의 꽃들로 옷을 갈아입겠지요? 장미들이 이제 막 수줍은 얼굴을 여기저기 내밀고 있는 터널을 지나 호수교회와 성베드로 기도방, 그리고 안민사가 보입니다. 모두 2미터 남짓한 높이의 자그마한 곳으로 성인 1~2명이 들어가면 가득 차버리는, 국내에서 가장 작은 종교시설 들입니다. 마치 미니어처를 보는듯한 느낌이랄까요? 너도 나도 들어가 작은 손을 모으고 앉은 아이들의 모습이 참으로 귀엽습니다.